[인생과 길 01] 여행은 길이다 — 길 위에서 배우는 삶의 의미
여행은 길이다.
길은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관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세상,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새롭게 만난다.
우리는 누구나 길 위에 서 있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꿈을 찾아 길을 떠나고, 어떤 사람은 삶의 무게를 안고 길을 걷는다. 또 어떤 사람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 걸어갈 길을 생각한다.
돌아보면 나의 삶도 하나의 긴 여행이었다.
젊은 시절에는 공학을 공부하고 직장 생활을 했다.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와 선교의 길을 걸었다. 한국에서 시작된 삶의 여정은 미국과 필리핀을 비롯한 여러 나라로 이어졌다.
그 길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기쁨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다. 계획한 대로 일이 이루어질 때도 있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길로 인도 받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목회 일선에서 은퇴하게 되었다.
은퇴(Retire)라는 말을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본다.
Retire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Re + Tire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물론 실제 영어의 어원과는 관계없는 나만의 해석이다.
Re는 '다시', Tire는 자동차의 '타이어'를 떠올리게 한다.
자동차가 오랜 길을 달리면 타이어가 닳는다. 그러나 타이어가 낡았다고 자동차의 여행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타이어로 교체하면 다시 길을 달릴 수 있다.
나는 은퇴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은퇴는 인생이라는 자동차를 폐차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타이어를 장착하고 또 다른 길을 떠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달려온 길이 목회와 선교, 교육의 길이었다면 앞으로는 조금 다른 길을 달려보려 한다.
그동안 목회와 선교, 교육을 통해 사람들을 만났다면, 앞으로는 여행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다. 자연을 바라보고, 다른 문화를 배우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무엇보다 여행 중에 만나는 모든 경험을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묵상하고 싶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언 16:9)
우리는 길을 계획하지만 그 길에서 무엇을 만나고 무엇을 배우게 될지는 모두 알 수 없다.
그래서 여행에는 겸손이 필요하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배우려는 마음이 필요하고, 낯선 사람과 환경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 세 가지 여행을 함께 나누려 한다.
첫째, 신앙여행이다. 일상과 여행에서 경험하는 사건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라보고, 믿음이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함께 생각하려 한다.
둘째, 세계여행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도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며 얻은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제 정보도 함께 기록하려 한다.
셋째, 한글여행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 가르치며 경험한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한다. 언어를 배우는 일은 단어와 문법을 익히는 것만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여행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길로 이어진다.
그것은 배우고,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길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남은 삶의 여정에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세상을 기쁨으로 바라보고 싶다.
이 블로그가 단순히 여행의 기록을 쌓아가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생각하는 작은 만남의 장소가 되기를 소망한다.
여행은 계속된다. 그리고 길 위의 배움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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